요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종교학자로 평가받는 미르체아 엘리아데의 초창기 학문적 관심을 종합한 저술 ― 그는 1936년에 요가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1954년에 요가 연구를 결산하는 이 책을 출간한다 ― 로 고전 요가철학을 분석, 정리하고 그 후의 요가의 발전을 집대성한 요가의 고전이다.

인도의 가장 위대한 발견들 가운데 하나는 정신생리학적 구조와 그 시간적 조건화로부터 자유로운 의식, 해탈한 자의 의식, 즉 시간성으로부터 해방되어 진정한 자유를 인식하는 자의 의식을 발견한 것이다. 이 절대적인 자유, 완전한 자발성을 정복하는 것이 인도의 모든 철학과 신비적 수행의 목표이며, 인도는 특히 요가를 통해서, 요가의 여러 형태 가운데 하나를 통해서 그것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책은 고전 요가의 교의와 기법에서부터 요가의 수행과 명상, 그리고 요가와 타 종교 및 신비주의와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요가의 이론과 실천을 거의 망라하고, 요가의 형태들의 역사를 전하고, 인도의 정신세계 전체에서 요가가 차지하는 위치를 밝힘으로써 절대적인 자유와 불멸을 추구한 인도 사상의 정수인 요가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차례

머리말

제1장 요가의 교의

출발점
생즉고(生卽苦)의 등식
“자아”
실체
정신-자연의 관계
해탈은 어떻게 가능한가?
심적 경험의 구조
잠재의식

제2장 자율성의 기법들
“한 점으로의” 집중
요가 자세들과 호흡법
보충 해설: 인도 외(外)의 고행들에서의 프라나야마
요가의 “집중”과 “명상”
이슈바라의 역할
엔스타시스와 최면
“매체가 있는” 사마디
싯디 혹은 “기적의 힘”
“매체가 없는” 사마디와 최종 해탈
재통합과 자유

제3장 요가와 브라만교
베다에 나오는 고행자들과 “엑스터시파”
타파스와 요가
“의례의 내면화”
우파니샤드에서의 상징체계와 그노시스
불멸과 해탈
『마이트리 우파니샤드』에서의 요가
삼냐사 우파니샤드들
요가 우파니샤드들
“브라만교화한” 마법과 요가: 『리그비다나』
고행자들과 명상가들, “정파”와 “사파”

제4장 요가의 승리
요가와 힌두교
『마하바라타』 속의 요가
요가와 상키야
『마하바라타』 속의 요가 기법
요가의 민속
『바가바드기타』의 메시지
크리슈나의 모범
“행위”와 “희생”
『바가바드기타』 속의 요가 기법

제5장 불교에서의 요가 기법
니르바나의 길과 입문의 상징체계
자나와 사마팟티
요가 수행자와 형이상학자
“기적의 힘”
전생의 인식
파리바자카
마칼리 고살라와 아지비카들
형이상학적 인식과 신비 체험

제6장 요가와 탄트리즘
개관
도상, 시각화, 니야사, 무드라
만트라, 다라니
보충 해설: 디크르
만다라
육체 예찬. 하타 요가
나디들: 이다, 핑갈라, 수슘나
차크라들
쿤달리니
“고안(考案) 언어”
신비적 성애
마이투나
“역의 합일”

제7장 요가와 연금술
연금술사 요가 수행자들의 전설
탄트리즘, 하타 요가, 연금술
중국의 연금술
정신적 기법, 연금술

제8장 요가와 토착 인도
자유의 길
아고리, 카팔리카
고락나트와 84명의 싯다
마첸드라나트와 “교의 전수”의 신화
샤먼적 마법과 불멸의 추구
요가와 샤머니즘
승천. 신비적 비행
“마법적 열”, “내면의 빛”
유사점과 차이점
융합과 타락: 요가와 민중 종교들
드라비다족의 유산, 문다, 원(原)문다
하랍파, 모헨조다로

결론

부록: 주(註), 참고 문헌

보충 참고 문헌

옮긴이 부록: 산스크리트어의 발음 표기에 대하여
찾아보기

책소개

인도 사상의 정수로 안내하는 엘리아데의 『요가』

이 책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종교학자로 평가받는 미르체아 엘리아데(1907-1986)의 초창기 학문적 관심을 종합한 저술 ― 그는 1936년에 요가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1954년에 요가 연구를 결산하는 이 책을 출간한다 ― 로 고전 요가철학을 분석, 정리하고 그후의 요가의 발전을 집대성한 요가의 고전이다.
인도의 가장 위대한 발견들 가운데 하나는 정신생리학적 구조와 그 시간적 조건화로부터 자유로운 의식, 해탈한 자의 의식, 즉 시간성으로부터 해방되어 진정한 자유를 인식하는 자의 의식을 발견한 것이다. 이 절대적인 자유, 완전한 자발성을 정복하는 것이 인도의 모든 철학과 신비적 수행의 목표이며, 인도는 특히 요가를 통해서, 요가의 여러 형태 가운데 하나를 통해서 그것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책은 고전 요가의 교의와 기법에서부터 요가의 수행과 명상, 그리고 요가와 타 종교 및 신비주의와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요가의 이론과 실천을 거의 망라하고, 요가의 형태들의 역사를 전하고, 인도의 정신세계 전체에서 요가가 차지하는 위치를 밝힘으로써 절대적인 자유와 불멸을 추구한 인도 사상의 정수인 요가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엘리아데의 『요가』의 가치

이 책은 먼저 ‘요가’를 통해 인도 사상의 위대함을 밝혔다는 데 그 가치가 있다. 인간의 조건이라는 문제, 즉 인간존재의 시간성과 역사성이라는 문제는 현재도 서구 사상의 중심에 놓여 있는데, 이 문제는 애초부터 인도철학을 사로잡은 문제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 서양철학이 “상황에 처한 존재”, “시간성과 역사성에 의해 구성된 존재”라고 부르는 것은 인도 사상에서는 “마야(환상) 속의 실존”에 대응되는데, 인도가 마야에 관해 사유한 모든 것이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오늘날 서구에서 제기되고 있는 많은 철학적 문제에 대해서 인도 사상이 그 해결책들을 가지고 있고 이는 모두 요가의 다양한 적용을 나타낸다는 것을 엘리아데는 책 전체에서 내내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엘리아데는 인도를 열등한 사회로 보는 유럽 학계의 관점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요가를 인도의 시각에서, 인도 사회의 전통과 문화 그 자체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인도 정신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오리엔탈리즘이 당연시되던 시절에 서구 우월주의에 빠지지 않고 요가를 인도 사상의 큰 틀에서 있는 그대로 고찰하고 이를 서양에 알림으로써 요가가 서구식으로 왜곡되지 않고 인도 정신과 문화의 원형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한 데는 엘리아데의 공이 지대하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요가 교설의 개관이나 문헌학적 연구에 그치던 당시의 학문적 상황에서 엘리아데 자신이 비교종교학적인 하나의 뚜렷한 관점을 가지고 고전 요가의 교의와 기법을 정리하고, 요가와 브라만교, 힌두교, 불교, 탄트리즘, 연금술, 샤머니즘 등과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 고찰, 해석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특히 엘리아데가 광범위하면서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는 하타 요가, 탄트리즘, 연금술, 샤머니즘과의 비교는 비교종교학적 연구로서의 하나의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엘리아데는 “태초의 완전성과 지복에 대한 향수”가 우리 자신의 존재 안에서 ‘역의 합일(역의 일치)’을 추동하는 모든 기법을 활성화하고 알게 해준다고 말한다. 인도가 모든 ‘창조’에 선행하는 완전함을 재정복하고자 하는 것은 대립되는 것들의 합일을 통해서이며, 그래서 인도의 전통 형이상학에서는 궁극적 실재가 ‘역의 합일’로 규정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역의 합일’이 현대 사회학에서 탈근대성을 해명하는 핵심어로 등장하고 있음에 우리는 주목한다. 이는 특히 마페졸리의 사회학에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마페졸리는 상반하는 것들의 공존, 모순 대립적이고 이질적인 요소들의 ‘역설적’ 결합을 탈근대 사회성을 “창건하는 패러독스”라고 명명하며, 오늘날의 여러 문화 현상과 사회 상황들이 모두 이런 방식으로 결합하는 것을 확인한다. 포스트모던 사회성에 대한 마페졸리의 통찰을 통해 볼 때, 우리는 이 책이 먼 고대의 신비주의 사상을 탐구한 시효 소멸된 케케묵은 책이 아니라, 오히려 ‘모더니티 이후’의 오늘날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새로운 인식을 주며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생생하게 살아있는 책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가의 교의: 요가란 무엇인가

요가는 실천적인 수행을 통해 해탈함으로써 불멸과 영원한 자유의 경지에 이르는 철학으로, 상키야 학파와 함께 인도의 정통 철학 체계인 ‘6파 철학’ 중의 하나다. 요가는 상키야 철학의 세계관과 형이상학 ― 정신(푸루샤)을 물질(프라크리티)로부터 분리시키는 이원론 ― 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상키야가 해탈에 이르는 이론적 접근을 강조하는 반면 요가는 해탈을 위한 실천적, 수행적 방법을 강조한다. 요가와 상키야는 모두 자아가 무지와 환상으로 인한 물질에 대한 속박에서 벗어날 때 해탈이 성취된다고 본다(이 책 1장).
요가와 상키야의 철학 체계는 서로 너무나 흡사하여 둘의 본질적인 차이점이 거의 없으나, 상키야 철학은 무신론적인 데 반해 요가는 최고신(이슈바라)의 존재를 가정한다는 점에서 유신론적이고, 상키야 철학에서는 구제의 유일한 길이 형이상학적 “지혜”를 터득하는 데 있으나, 요가에서는 명상 기법을 대단히 중시한다는 점이 다르다. 다시 말하면 요가는 해탈에 이르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 ― 정신 집중, 명상 및 엑스터시의 기법 등 ― 으로 발전한 것이다.
요가는 어원상 “연결하다”를 의미하는 어근 yuj에서 유래하는데, 이러한 ‘연결’은 정신을 세계에 결합시키는 관계들의 단절을 전제로 한다. 즉 요가는 인간 본질의 신체적, 정신적인 여러 요소들에 대한 통제를 통해 완전을 얻고자 하는 방법적 노력인 것이다. 이 말은 먼저 이 세계로부터 “분리”되지 않고는 해탈이 없으며, 우주의 순환으로부터 빠져나오지 않고는 결코 자신을 되찾을 수도,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요가를 “신비적으로”, 결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요가는 물질로부터의 분리, 세계에 대한 해방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해탈에 이르는 구체적인 실천 수행법으로서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요가는, 파탄잘리가 『요가수트라』를 통해 고전 요가를 체계화함으로써 그 전통이 요가학파를 통해 전승되었다. 오늘날 요가는 요가학파의 전유물이 아니라 해탈을 위한 실천 수행법 전체를 의미하며,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요가의 실천 기법

요가의 수행에 있어서는 요가의 실천 기법이 핵심이다. 이 책 2장에서 파탄잘리는 최종적 해방에 이르기 위한 요가의 실천 기법을 8단계로 소개한다. 그것은 (1) 억제(禁戒), (2) 훈련(勸戒), (3) 자세(坐法), (4) 호흡 조절(調息), (5) 외적 대상에 사로잡힌 감각 활동을 해방시키기(制感), (6) 집중(凝念), (7) 명상(禪定), (8) 의식의 정지 상태(三昧)이다. 통상 야마에서부터 프라티야하라까지가 하타 요가(신체 행위들의 제어)에 해당하고, 다라나, 디야나, 사마디가 라자 요가(심리 요소의 제어)에 해당한다.
야마(억제)와 니야마(훈련)는 모든 종류의 고행 수련에서 반드시 실행되는 예비 단계로서, 요가만의 특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야마는 해서는 안 되는 다섯 가지로, 불살생, 거짓말하지 않기, 도둑질하지 않기, 성적 욕망의 억제, 탐욕 없애기다. 니야마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다섯 가지의 일련의 육체적, 정신적 훈련으로, “청결, 평정, 고행, 요가 형이상학 연구, 그리고 신을 이 모든 행동의 동기로 삼고자 하는 노력이 그 구체적 내용이다.”
참된 의미의 요가 기법은 세 번째 단계인 아사나(자세)와 더불어 시작된다. 아사나는 심신을 안정되고 편안하게 하기 위한 요가 자세, 즉 신체의 동작과 자세이다. 아사나는 신체에 단단한 안정성을 줌과 동시에 신체적 노력을 최소한도로 줄여준다.
네 번째 단계인 프라나야마(호흡 조절)는 가장 요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프라나야마는 호흡을 제어하고 조절하는 것으로, 이러한 제어와 조절을 통하여 심신의 안정을 얻는다. 프라나야마는 아사나를 통하여 신체를 제어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다섯 번째 단계인 프라티야하라는 감각 활동을 외부 대상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능력이다. 바로 대상들을 제어하여 감각기관을 내성화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 단계인 다라나는 생각을 한곳에 집중시키는 것을 말한다. “한 점으로의 생각의 고정”으로서 이 집중은 대개 “배꼽의 중심, 심장의 연꽃, 머리의 빛, 코끝, 혀끝, 혹은 어느 장소나 외부 대상에” 행해진다.
일곱 번째 단계인 디야나는 “요가의 명상”으로, 어떤 단일 대상에 대한 집중을 열두 번 연속하면 얻게 된다. 파탄잘리는 이 디야나를 “통합된 사고의 흐름”으로 정의하며, 비야사는 “명상하는 대상과 동화하려는 정신적 노력의 지속이며, 동시에 다른 대상과 동화하고자 하는 모든 노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마지막 여덟 번째 단계인 사마디는 요가의 “엔스타시스”로서 고행자의 모든 노력과 정신 수행의 최종적인 결과요 완성이다(이전의 일곱 단계는 사마디를 위한 예비 단계이다). 사마디는 디야나가 깊어져 대상을 의식하는 마음 작용이 정지되고 대상만이 남아 빛나는 상태, 바로 해탈의 상태다.

오늘날 운동 혹은 체조로서 대중화되어 널리 행해지고 있는 요가는 이중에서 주로 3단계의 수행이라고 할 수 있다.

요가와 인도 사상, 타 종교 및 신비적 사상과의 관계: 요가의 발전

이 책은 요가의 교의와 실천 기법에 이어(이 책 1, 2장), 요가와 인도 사상, 타 종교 및 신비적 사상과의 관계를 고찰한다(3-8장). 3장에서는 우파니샤드에서의 요가를 중심으로 요가와 고대 인도 사상과의 관계를 조명하고, 4장에서는 고대 인도 사상이 브라만교에서 힌두교로 발전하는 시기의 요가를 『마하바라타』와 『바가바드기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5장에서는 불교에서의 요가 기법을 자세히 다룬다. 붓다가 간 길이 “해탈의 길이었고, 불사의 길이었으며, 또한 요가의 길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붓다가 자신을 드높인 곳은 요가의 땅 위다. 몇 가지 새로운 사상을 끌어들이기는 했지만, 그의 사상이 형성된 것은 요가의 틀 속에서다.” 6장에서는 요가와 탄트리즘을 다루는데, 하타 요가뿐만 아니라 “역의 합일”이라는 엘리아데의 중요한 개념이 상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7장에서는 요가와 연금술과의 관계를 다루며, 중국 연금술까지 자세하게 조명한다. 8장에서는 요가와 토착 인도의 고대 종교 및 샤머니즘과의 관계를 다룬다. 요가는 흔히 샤머니즘이라는 말로 지칭되는 원시적 신비체험의 무수히 다양한 양태의 하나로 분류되지 않는다. 요가는 엑스터시 기법이 아니라 엔스타시스에 이르기 위한 절대적 집중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요가의 의의

요가는 인도 정신 특유의 차원을 구성하며, 그래서 인도의 종교와 문화가 침투한 곳 어디서나 어느 정도 순수한 형태의 요가를 만나게 된다. 인도에서 요가는 힌두교와 “이단”을 막론하고 모든 종교 운동에 의해 통합되고 가치가 부여되었다. 결국 요가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가장 복잡한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정신적, 신비적 기법들을 흡수하고 통합했기 때문이다. 요가 수행자라는 명칭은 성자와 신비가는 물론 마법사, 광연파, 세속적인 이슬람교 마술사와 주술사까지 가리킨다.
요가는 이미 수세기 전부터 지금과 같은 것, 즉 정신적 기법들의 범인도적 문집 같은 것이 되었으며, 그렇게 되기 위해 요가는 인도 영혼의 가장 뿌리 깊은 욕구들에 전적으로 응해야만 했다. 처음부터 요가는 형이상학적인 사변들과 화석화된 과도한 의례주의에 반발했으며, 구체적인 것을 지향하는 성향, 개인적 경험을 지향하는 성향을 나타냈다. 가장 고상한 신비적 실험들은 물론 가장 대담한 마법적 욕구들 역시 요가 기법을 통해 실현된다는 것,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해서 요가가 그 둘 중 어느 길에나 무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요가는 다른 곳에서는 모두 사라져버린 신비적 체험의 태곳적 형태이다. 신비주의의 세계사에서 고전 요가는 하나의 “살아 있는 화석”, 다른 어느 곳에서도 살아남지 못한 태곳적 정신성의 한 양태를 나타낸다.
요가의 이상, 즉 지반묵타(살아 있는 상태에서 해탈한 자)의 상태는 시간의 바깥, “영원한 현재”에 사는 것이다. 지반묵타는 더는 어떤 개인적 의식, 즉 자기 자신의 역사로 영위되는 의식이 아니라, 순수한 명철함과 자발성인 어떤 지표(指標)적 의식을 지닌다.

요가는 입문의 아득히 먼 옛 상징체계를 계승하고 연장한다. 즉 인류 종교사의 한 보편적 전통, 즉 어떤 성화된 삶, 그러한 삶에서의 재탄생을 확보하기 위해 죽음을 예행하는 전통 속에 통합된다. 그러한 입문적 재탄생이 요가에서는 불멸이나 절대적 자유의 획득으로 나타난다. 요가 속에 “마법”과 “신비”가 공존하는 이유는 세속적인 삶 저 너머에 있는 이 역설적인 상태의 구조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 즉 모든 것은 우리가 자유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 이 책은 프랑스문화성 산하 ‘프랑스도서협회(CNL)’의 번역 지원을 받아, 엘리아데가 불어로 쓴 원전을 우리말로 최초로 번역한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미르체아 엘리아데(Mircea Eliade)

엘리아데는 1907년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에서 태어나 부쿠레슈티대학에서 이탈리아 철학 연구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후 인도 캘커타대학에서 3년간 산스크리트와 인도 철학을 공부하였으며, 1933년 부쿠레슈티대학으로 돌아와 요가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부쿠레슈티대학의 교수를 지냈다.
그후 1945년에 파리 소르본대학의 종교학 객원 교수가 되었고, 1956년에 시카고대학의 교수로 부임하여 그곳에서 30년 이상 가르쳤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종교학자인 이 거인은 그의 필생의 대작이자 위대한 학문적 업적으로 꼽히는 『세계종교사상사』를 3권까지 집필한 후인 1986년 4월 22일에 시카고에서 영면하였다.

주요 저서로 『세계종교사상사』(전3권), 『영원회귀의 신화』, 『종교형태론』, 『성과 속』, 『이미지와 상징』, 『요가』, 『샤머니즘』, 『대장장이와 연금술사』, 『종교의 의미』, 『벵갈의 밤』 등이 있다.

역자 : 김병욱

김병욱은 프랑스 사부아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일했다. 현재 성균관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같은 대학 프랑스어권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밀란 쿤데라의 『불멸』, 『느림』, 『배신당한 유언들』,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 『망친 책,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장마리 블라 드 로블레스의 『호랑이들이 제 세상인 나라』,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아메리칸 버티고』, 『철학은 전쟁이다』, 에드위 플레넬의 『정복자의 시선』, 가스통 바슐라르의 『불의 정신분석』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