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정치사상

‘정치사상총서’ 1권. 16명의 학자가 ‘인권’이라는 대주제를 놓고 각자의 전문 분야별로 연구 테마를 나누어 연구하였으며, 그것을 함께 생각하고 토론한 결과물을 엮은 것이다. 인권의 다양한 측면을 검토할 수 있었고, 이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거의 모두 다루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한편의 글을 꼼꼼히 읽어보면 인권에 관한 유익하고 풍성한 생각할 거리를 얻을 수 있다.

총론으로 현대 인권 담론의 쟁점과 전망을 조망한 후, 이어 현대 주요 정치사상(자유주의, 공동체주의, 보수주의, 공화주의)의 인권 담론을 자세하게 규명하고, 인권 담론의 근대 정치사상적 기원을 그로티우스, 푸펜도르프, 로크, 루소, 페인, 맑스 등의 사상을 통해 살펴본다.

4부에서는 올랭프 드 구주, 메리 월스톤크라프트, 수잔 앤소니와 엘리자베스 캐디스탠톤, 존 스튜어트 밀, 콜론타이 등을 중심으로 페미니스트 인권 담론을, 5부에서는 동아시아 인권 담론의 기원과 자원을 다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날 지구화 시대의 인권 담론의 과제와 전망을 조명한다.

전체적으로 한국 사회에는 인권의 이론과 실제 사이에 아직도 큰 간극이 존재한다. 인권 규범에 대한 선언적 지지와 현실적 유보 혹은 지연 사이에 꽤 큰 괴리가 존재한다. 특히 다문화적 상황에 대한 대응에서 실질적인 인권 개선 노력이 진정성 있게 수행되지 않는 한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결코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국 사회가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의 제한성으로 인해 인권의 우선순위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겠지만, 인권 신장의 역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차례

책머리에

제1부 총론

현대 인권 담론의 쟁점과 전망_김비환

제2부 현대 주요 정치사상의 인권 담론

1장 현대 자유주의와 인권의 보편성_유홍림
2장 공동체주의 인권 담론: 보편주의적 범세계주의와의 논쟁을 중심으로_김범수
3장 인권 문제와 보수주의: ‘본의 아닌’ 만남을 넘어서_홍원표
4장 공화주의와 인권_곽준혁
현대 주요 정치사상의 인권 담론

제3부 인권 담론의 근대 정치사상적 기원

5장 근대 자연권 이론의 기원과 재산권: 로크와 페인_김병곤
6장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로크와 루소 사상의 비교와 북한 인권_오영달
7장 칼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과 사회권 사상_최형익

제4부 역사적 맥락에서 본 페미니스트 인권 담론

8장 근대 정치사상과 여성 그리고 인권_박의경
9장 콜론타이의 여성해방론과 여성의 사회적·경제적 권리_김은실·

제5부 동아시아 인권 담론의 기원과 자원

10장 서구 ‘권리’ 관념의 수용과 변용: 유길준과 니시 아마네의 비교_김봉진
11장 인권과 문명, 그리고 아시아적 가치: ‘보편적인 것’의 정치성과 ‘열린 보편성’_김석근
12장 동학(천도교)의 인권 사상_오문환
동아시아 인권 담론의 기원과 자원인권 담론의 근대 정치사상적 기원

제6부 지구화 시대 인권 담론의 과제와 전망

13장 인권의 정치와 민주주의의 경계들_홍태영
14장 문화적 권리와 보편적 인권_김남국
15장 인권의 결함_김병욱
16장 가치 다원주의 시대의 인권 규범 형성: 정치철학적 접근_김비환

각 장에 대한 안내 및 각 장이 처음 게재된 학술지

책소개

인권의 시대: 인권에 관한 깊이 있고 풍성한 생각할 거리를 모두 다루다

오늘날 인권은 가장 짧은 시간 동안에 가장 광범위한 영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가치가 되었다. 불과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인권은 일부 서방 국가의 소수 시민만이 누렸던 특권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저 먼 아시아의 변방 티베트의 인민들도 중국의 압제에 저항할 수 있는 영감과 힘을 인권에서부터 얻고 있다. 정치적 독재에 맞선 지속적인 투쟁 끝에 마침내 민주주의를 일궈낸 우리 한국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의 자유화와 민주화 과정은 물론, 지금 진행되고 있는 민주주의의 공고화 과정에서도 인권 복음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지역적인 편차에도 불구하고 인권은 어떤 지역도, 국가도, 종교도, 문화도 행동을 취함에 있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지고의 가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제 인권은 인종, 문화, 종교, 계급, 국가, 지역의 차이를 초월하여 지배 가치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지구적 수준에서 보면 인권은 아직 자명하거나 확고부동한 공존 원리가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인권은 긴 시간과 광범위한 문화권에 걸친 수많은 투쟁을 통해 점진적으로 그리고 누적적으로 확립되어왔다. 그래서 인권은 아직도 많은 철학적·이론적·실천적 난제를 지니고 있다. 명실상부한 인권의 시대는 이런 산적한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결될 때에야 실현될 것이다.
이 책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다수 시민의 이해가 인권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는 동력이 되기를 바라는 희망의 소산이다. 이 책은 한국정치사상학회의 회원(16명의 학자)이 함께 연구한 결과물이다. ‘인권’이라는 대주제를 놓고 각자의 전문 분야별로 연구 테마를 나누어 연구하였으며, 그것을 함께 생각하고 토론한 결과물을 엮은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다 고찰할 수 없는 인권의 다양한 측면을 검토할 수 있었고, 인권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거의 모두 다루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한편의 글을 꼼꼼히 읽어보면 인권에 관한 유익하고 풍성한 생각할 거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연권에서 인권으로

 인권, 즉 Human Rights는 서양 전통의 산물이다. 17~18세기에 절대적이고 양도 불가능하며 시효가 없는 선험적 권리로서의 근대 자연권 사상이 확립되어 근대 인권 개념의 초석이 세워졌다. 자연권 사상가들은 인간의 천부적 권리인 자연권은 신에 의해 부여된 것이거나 순수한 우주적 이성인 자연법에 의해 인정된 것으로 간주하였으며, 인간은 이성이라는 자연의 빛을 통해 자연권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사상은 로크, 루소, 페인 등 많은 사상가를 통해 확립되었다. 또한 영국의 명예혁명과 미국독립전쟁, 프랑스대혁명은 이러한 사상을 확인하고 현실화시킨 중요한 사건들이었다. 이러한 시민혁명을 통해서 나온 3대 문서인 영국의 「권리장전」(1689), 미국의 「독립선언서」 (1776), 프랑스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1789)은 인권의 토대를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자연권 이론은 중세 봉건사회의 억압성과 정치적 절대주의의 극복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완수하자 점차 경험주의적이고 실증주의적인 권리 이론들에 의해 밀려나게 되었다. 흄의 실용주의와 회의주의 그리고 벤담의 공리주의는 이런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권리 개념의 토대를 제공했다. 이들은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보편적인 권리 개념을 거부하고 인권을 국가 사회로부터 파생되거나 국가 사회와 결부되어 있는 것으로, 다시 말해 ‘사회적으로 승인된’ 것으로 보았다. 오늘날의 지배적인 법이론적 전통으로 확립된 법실증주의는 자연권 관념을 배격한다.
실증주의의 득세와 더불어 자연권이란 용어는 수명을 다했다고 할 수 있지만 파시즘, 나치즘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는 자연권의 대안 개념으로서 ‘인권’을 부각시켰다. 전쟁의 참상이 실증주의 법체계의 위험성을 인식하게 만듦으로써 인류는 야만적 폭력성으로부터 인류와 개인의 존엄성을 보호할 수 있는 불변적인 규범의 필요성에 대한 보편적 공감대를 형성했는데, 인권이란 개념이 그런 공감대 형성의 구심점을 제공했다. 사실상 인권 관념은 자연권 관념에 포함된 보편성과 절대적 성격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고 할 수 있다. 즉 자연권 사상이 인권 사상으로 부활한 것이다.

인권, 세속종교가 되다

이러한 공감대는 1948년 유엔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이 공포됨으로써 결실을 맺게 된다. 그리고 1966년에 유엔에서 인권 관련 국제규약인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ICCPR)과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ICESCR)이 채택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인권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인권의 존재와 당위성을 부정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아직도 상당수의 국가가 인권 체계(소극적 인권과 적극적 인권) 내의 우선순위와 역사적 조건의 상이성 혹은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들어 인권의 이행을 유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인권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인권은 또한 국가의 선진성을 평가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척도로 인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그 어떤 국가도 야만적이라는 비난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한 자국민의 인권 보호에 관심이 없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한다.
개인적 수준에서도 인권 의식은 크게 고양되었다. 최근에 크게 진전된 자유화와 민주화는 소수인종·문화 집단의 권리 의식을 고양시킨 동시에 정치 참여를 통한 권익의 보호와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인권유린과 반인륜적인 행위의 상당 부분이 특수한 인종·종교 집단 내부의 전통적 관행과 연관되어 있는 현실에서 개인의 인권은 공동체의 억압성에 대해 개인의 권익과 존엄성을 지켜내는 매우 효과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나아가서 결사의 자유와 같은 권리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공동체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수인종·문화 집단이 독자적인 공동체를 구성함으로써 가치 있는 삶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인권에 대한 보편적 믿음과 인권이 수행하는 권익 보호 역할을 두고 볼 때, 오늘날 인권이 가장 많은 신자를 거느린 일종의 세속 종교가 된 이유를 납득할 수 있다.

여전히 어두운 인권의 현실

하지만 인권 복음이 범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역에서 인권의 실상은 여전히 암울하다. 오늘날 인권 분야만큼 이론과 실제의 간극이 크게 벌어진 분야도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 곳곳에서 대량 학살과 테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고문과 정치범 박해와 같은 인권침해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처럼 고도의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국가들에서도 시민적·정치적 권리의 실현은 아직도 요원한 과제로 남아 있다. 우리와 대치하고 있는 북한에서의 인권의 실상은 참혹할 정도이다. 3대 세습 체제를 구축하려는 봉건적인 정치형태가 존속하고 있으며 정치범 강제수용소가 운영되고 적법절차를 무시한 사형 집행이 비일비재로 일어나고 있다. 아프리카로 눈을 돌려보면, 종족들 사이에 빈번히 대량 살상이 자행되고 있으며, 질병과 기근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아사하거나 아사 직전에 처해 있다. 심지어 문명의 최전선을 달린다고 자부하는 서구 국가들에서도 인종차별적 관행과 경찰의 가혹 행위, 수감자들에 대한 학대, 불법 입국자들에 대한 잔혹한 색출과 추방 행위 등이 빈번히 자행되고 있다. 그리고 멀리 볼 것도 없이 우리 사회에서도 아동 학대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착취, 경찰에 의한 불심검문, 피의자에 대한 가혹 행위 등 크고 작은 인권침해 사례들을 무수히 찾아볼 수 있다.

현대 인권 담론의 쟁점과 전망

 인권 체계가 제1명제로부터 수미일관한 연역적 논리를 통해 도출되었다면 인권 담론에는 긴장이나 모순이 내재하지 않겠지만, 실제로 인권은 복잡한 역사·정치적 과정을 통해 점진적이고 누적적으로 인정·채택되어왔을 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의 상이한 역사 인식과 필요를 반영하고 있는 까닭에 구조적인 긴장이나 모순을 내포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구화 추세 및 국제정치적 역학 관계 등이 결부되면 인권을 둘러싼 담론 형성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데, 인권 담론이 인권의 실제를 개선하는 데 무력한 한 가지 이유는 인권 담론이 체계적 정합성과 명료성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여지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형식적으로 보장된 시민적·정치적 인권(소극적 인권)의 실질적 향유를 위해서는 사회적·경제적 인권(적극적 인권)의 보장이 요구되고, 반대로 사회적·경제적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먼저 시민적·정치적 권리의 적극적 행사가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즉 소극적 인권과 적극적 인권은 서로가 서로의 실현 조건이 되는 매우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 권리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을 정도의 정치 발전과 경제 발전을 이루지 못한 곳에서는, 인권 체계 내의 우선순위 문제가 여러 사회 세력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하지만 인권 담론 내부의 긴장과 모순을 들어 인권의 한계나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은 지나치게 비관적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인권 규범은 어느 정도 현실 질서를 틀 짓고 또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권 규범은 수많은 국가와 집단 및 개인에 의해 지지·준수되고 있으며 규범적 장악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 때문에 인권 담론의 내부적 긴장과 모순을 핑계로 그 규범적 타당성과 유용성을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온당치 않을 뿐만 아니라 비현실적이기조차 하다.
이처럼 인권 담론이 지닌 최소한의 규범적 타당성과 현실적 유효성을 인정할 경우, 인권 담론에 내재하는 긴장과 한계를 인식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은 이론적으로뿐만 아니라 실천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먼저 총론으로 현대 인권 담론의 쟁점과 전망을 조망한 후, 이어 현대 주요 정치사상(자유주의, 공동체주의, 보수주의, 공화주의)의 인권 담론을 자세하게 규명하고, 인권 담론의 근대 정치사상적 기원을 그로티우스, 푸펜도르프, 로크, 루소, 페인, 맑스 등의 사상을 통해 살펴본다. 4부에서는 올랭프 드 구주, 메리 월스톤크라프트, 수잔 앤소니와 엘리자베스 캐디스탠톤, 존 스튜어트 밀, 콜론타이 등을 중심으로 페미니스트 인권 담론을, 5부에서는 동아시아 인권 담론의 기원과 자원을 다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날 지구화 시대의 인권 담론의 과제와 전망을 조명한다.이 책에서 정리하는 현대 인권 담론의 쟁점들은 다음과 같다.
– 인권 개념은 유용하고 바람직한가?
– 왜 자연권 대신 인권인가?
– 인권은 선험적으로 주어진 것인가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인가?
– 인권은 어떻게 정당화되어왔는가?
– 인권의 보편성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인권 체계 내의 우선순위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 지구화 시대에 인권은 누가 소유하며 누가 이행의 의무를 지는가?
– 인권 규범의 보편성을 어떻게 확립할 수 있는가?

한국 사회의 인권과 인권의 미래

우리 사회는 독재정권에 맞선 오랜 투쟁 끝에 민주주의를 쟁취하였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의 인권의 모습은 낯설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인권은 그 규범력과 제도적 구현 정도에 있어 공히 미약하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와 사회적·경제적 권리의 우선순위에 관한 것이다. 보수 세력은 시민적·정치적 권리의 우선성을 강조하는 반면, 진보 세력은 소극적 권리를 실질적 권리가 되게 할 수 있는 조건으로서의 사회적·경제적 권리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강조한다. (하지만 이런 논쟁과는 별도로 우리 한국 사회가 시민적·정치적 인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어왔다. 전통적인 국가주의가 반공주의와 결합하여 사상적 자유화와 민주주의를 지체시켰던 권위주의 체제의 잔영은 아직도 한국 사회에 시민적·정치적 권리 체계나마 온전히 정착시켰는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수 진영의 경우 사회적·경제적 권리는 주로 정책적 선택의 문제로 인식할 뿐, 권리의 문제로 인식하려 하지 않는듯하다. 현 정권의 정책적 지향도 사회적·경제적 권리를 기본적 인권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보수 진영의 기본 태도를 반영하고 있으며, 서민들의 복지권을 유능하고 부유한 계층이 쌓아 올린 부의 낙수 효과를 통해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입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한국 사회에는 인권의 이론과 실제 사이에 아직도 큰 간극이 존재한다. 인권 규범에 대한 선언적 지지와 현실적 유보 혹은 지연 사이에 꽤 큰 괴리가 존재한다. 특히 다문화적 상황에 대한 대응(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정책과 주류 사회의 태도는 우리 사회의 인권 의식과 제도화의 문제점을 극명히 보여준다)에서 실질적인 인권 개선 노력이 진정성 있게 수행되지 않는 한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결코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또한 현 정권의 인권 문제에 대한 접근이 진정성을 평가받으려면,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압력을 쏟는 그 이상으로, 우리 사회 내부의 인권침해, 그것도 정부에 의한 인권침해 가능성을 항상 경계하고 그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배가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국 사회가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의 제한성으로 인해 인권의 우선순위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겠지만, 인권 신장의 역사는 한국 사회에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만일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것은 일시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모르나 머지않아 역사의 반동이라는 오명을 덮어쓸 수밖에 없으며 시민사회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우리가 인권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담론을 형성해가는 이유는, 결코 비관주의나 회의주의에 굴하지 않고, 희망과 확신을 갖고 인권의 미래를 밝게 열어가기 위한 가능성을 찾고자 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와 같은 희망과 확신을 가지고 현 시기 인권 담론에 내재된 모순과 한계를 극복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하지 않는다면, 인권 규범의 미래는 더욱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인권 담론의 쟁점들에 대한 비판적 개관은 우리가 희망과 믿음을 가지고 인권의 미래를 밝게 열어가기 위한 출발점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저자소개

저자 : 김비환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자 : 유홍림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저자 : 김범수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저자 : 홍원표

한국외국어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저자 : 곽준혁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자 : 김병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자 : 오영달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교수

저자 : 최형익

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교수

저자 : 박의경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자 : 김은실

성신여자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저자 : 김봉진

기타큐슈(北九州)시립대학 국제관계학과 교수

저자 : 김석근

건국대학교 강사

저자 : 오문환

서강대학교 강사

저자 : 홍태영

국방대학교 국제관계학부 교수

저자 : 김남국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자 : 김병욱

중앙대학교 민족통일연구소 연구교수

 

  • 부제 : 현대 인권 담론의 쟁점과 전망
    저자 : 김비환 | 유홍림 | 김범수
    홍원표 | 곽준혁 | 김병곤 | 오영달
    최형익 | 박의경 | 김은실 | 김봉진
    김석근 | 오문환 | 홍태영 | 김남국
    김병욱

  • 판형 : 153*225mm
    장정 : 무선
    면수 : 623쪽
    발행일 : 2010년 12월 30일
    가격 : 32,000원
    ISBN : 978896147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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