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상징

에번스프리처드,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클리퍼드 기어츠 등과 함께 현대의 가장 뛰어난 인류학자로 꼽히는 메리 더글러스의 대표작이다. 몸의 사회적 의미부터 종교 우주론에 이르기까지, 지적 논쟁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분야를 앞서 보여준다.

이 책은 1960년대 말의 68혁명을 배경으로 저술되었기 때문에 당대의 혁명적 분위기를 진지하게 다룬다. 그러나 메리 더글러스는 지배하고 억압하는 의례와 상징을 파괴하는 대신에, 그것에 대한 보다 나은 이해를 통해서만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책에서 명료하고 역동적으로 표현된 격정적인 분석은 지금까지 서술된 인간 행위 연구 중 가장 풍부한 결실을 맺은 연구로 남아 있다.

 

차례

감사의 글
1996년판 서문
서문

제1장 반의례적 경향
제2장 내적 경험으로
제3장 늪지 아일랜드인
제4장 격자와 집단
제5장 두 개의 몸
제6장 검증 사례들
제7장 악의 문제
제8장 비인격적인 규칙들
제9장 상징의 제어
제10장 동굴 밖으로

참고 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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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현대 인류학, 종교학의 고전, 『자연 상징』

현대 인류학의 가장 중요한 저서 중의 하나이자 고전적인 저서로 평가받는 『자연 상징』은 에번스프리처드,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클리퍼드 기어츠 등과 함께 현대의 가장 뛰어난 인류학자로 꼽히는 메리 더글러스의 대표작이다. 출판된 지 거의 50년이 되어가지만, 이 책은 몸의 사회적 의미부터 종교 우주론에 이르기까지, 지적 논쟁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분야를 앞서 보여준다.
더글러스는 원시사회, 고전 종교, 현대사회를 넘나드는 세련되면서도 강력한 비교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우주론 탐구로 확장하며, 다양한 사회의 유형과 우주론의 관련성을 도식화한다.
이 책은 1960년대 말의 68혁명을 배경으로 저술되었기 때문에 당대의 혁명적 분위기를 진지하게 다룬다. 그러나 메리 더글러스는 지배하고 억압하는 의례와 상징을 파괴하는 대신에, 그것에 대한 보다 나은 이해를 통해서만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책에서 명료하고 역동적으로 표현된 격정적인 분석은 지금까지 서술된 인간 행위 연구 중 가장 풍부한 결실을 맺은 연구로 남아 있다.

자연 상징이란 인간 몸과 문화의 상징

자연 상징이라는 것은 없다. 모든 문화는 인간 몸에 대한 특정한 관점을 자연화시켜서 사회적 의미를 전달한다. 이 책은 피, 뼈, 호흡, 배설물에 대해 그러한 선택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초점을 둔다. 몸의 상징은 항상 사회적 의도에 맞게 사용되며, 몸은 보편적 의미를 지닐 수 없다.
더글러스의 이 고전적인 저서에서, 우리는 어떻게 사회생활의 특정한 형태가 규칙적으로 다양한 상징적 표현들을 만들어내는지를 볼 수 있다. 위계는 몸을 위계적으로 다룬다. 종파는 몸을 닫힌 체계로 다룬다. 개인주의는 몸을 산재해 있는 에너지로 다룬다. 종교뿐만 아니라 정치 운동도 나름의 의례, 의학, 윤리, 교육 이론, 미학을 갖는다. 광범위한 영역의 판단들이 이면에 있는 표준적 문화의 편향성에 의해 정해진다.
자연 상징은 종교에 대한 책이지만 세속 상징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새로운 통찰을 불러일으키고 현재의 정통에 대한 재평가의 계기를 마련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우리의 문화적 편견을 넘어서서 사유할 수 있게 해준다.
이 고전적인 책은 현재 인류학, 사회학, 문화 연구에서 유행하고 있는 개인 정체성 문제나 사회 내의 몸의 이미지와 같은 주제를 탐구하는,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인류학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책 내용 소개]

더글러스는 1960년대 말 유럽 세계를 뒤흔든 혁명의 분위기에서 이 책을 시작한다. 기존의 질서를 뒤엎으려는 사회적 열망 속에서 의례는 의미 없는 행위의 반복이며 철폐되어야 할 적폐로 지목되었다. 그러나 더글러스는 의례적, 주술적인 것은 과거의 것이고 정신적인 것이 현대적이라는 통념을 뒤집는다. 의례에 반대하는 태도는 사회의 진보에 따른 것이 아니라 사회적 조건에 따른 의례에 대한 다양한 태도 중 하나이다. 부족사회도 충분히 개인적일 수 있으며 반의례적일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은 원시사회와 세계종교를 넘나드는 시원한 비교를 통해 전개된다.
이 비교를 위해서 사회의 종류를 유형화할 필요가 있다. 이 작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번스타인의 이론이다. 더글러스는 사회가 지위에 의해 통제되는지 혹은 개인에 우선권을 주는지, 그리고 발화가 사회적으로 통제되는지 혹은 능력에 의해 고도화되는지에 따라 사회구조를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회구조의 차이는 종교적 상징에 대한 태도와 관련된다. 현대 가톨릭교회의 금요일 금육과 성찬 이해의 예를 들면서, 더글러스는 이러한 종교적 주제가 상징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속한 사회구조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는 점을 암시한다.
상징체계(분류 체계)와 사회구조의 관계는 격자grid와 집단group을 축으로 구체화된다. 우주를 통제하는 체계라고 할 수 있는 상징이 얼마나 선명한 것으로 집단적으로 제시되는지, 아니면 개인적인 것으로 남겨지는지에 따라 격자의 종류가 나뉜다. 대인 관계에서 다른 사람의 압력이 개인에게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는지에 따라 집단의 종류가 나뉜다. 더글러스는 두 변수를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하는 도표를 작성하고 네 사분면에 각각 어떠한 사람들이 속해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러한 사회, 상징의 상관관계는 사회에서 몸이 다루어지는 방식을 통해 보일 수 있다. 몸을 꾸미는 방식과 신들림의 출현 양상은 공동체가 얼마나 빡빡하게 혹은 느슨하게 조직되었는지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이 상관관계는 신들림에 대한 다른 민족지 자료를 통해 더 철저하게 규명될 수 있다. 더글러스는 나일 강 유역의 딩카족, 누에르족, 만다리족의 비교를 통해 격자와 집단의 비례 관계를 보여준다.
사회구조와의 관계를 통해 상징의 속성을 규명하는 작업은 악惡에 대한 종교적 사유를 사회적 차원에서 새롭게 조망하는 데 이르게 된다. 격자와 집단이 강하게 작용하는 사회적 조건에서는 강력한 죄의식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고발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마법이 강하게 작용하는 사회나 배타적 속성을 지닌 소종파 운동을 분석할 때 나타나는 경향성이다. 반면에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사회적 조건에서는 성공한 사람의 능력이 우선시된다.
이상의 사회 유형과 세계관의 관계 유형을 정리한 이후, 더글러스는 책의 처음에 언급한 반의례적 경향의 배경이 되는 사회적 조건에 주목한다. 그것은 천년왕국운동의 조건이기도 한 뿌리 상실의 사회적 경험이다. 그러나 단순히 의례를 없애는 것이 그러한 사회적 경험에 대한 적절한 해법이 아님은 다른 사례들과의 비교를 통해 더글러스가 강조한 바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종교 사상의 변화는 진공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조건의 존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더글러스는 독자들에게 환기시킨다.

시대를 뛰어넘는 울림을 주는 책

출판된 지 거의 반세기가 다 되는 시점에서 이 책을 국내에 번역 소개하는 것은 이 책이 상징과 인간 사회, 상징체계와 사회구조에 대한 세밀한 이론을 제시함으로써 인류학, 사회학, 종교학의 현대의 고전으로서의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당대의 쟁점을 인간 사회와 우주론의 관련성 속에서 해명하게 하고, 불행과 죄의 문제와 같이 우리가 현실에서 부닥치는 심각한 문제에 대한 다양한 이해 가능성을 제시하고, 분과 학문을 넘어서는 광활한 논의를 보여주고, 부족사회를 현대사회와 견주고 주술적 믿음을 가톨릭교회의 신행과 견주어 현대사회와 고등 종교에 대한 편견을 깨게 하고, 종교를 ‘어떻게’ 수용하는지를 해명할 때 그 ‘어떻게’의 문제를 탐구하는 방식을 제시함으로써 우리에게 시대를 뛰어넘는 울림을 주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메리 더글러스(Mary Douglas)

현대의 가장 뛰어난 인류학자 중 한 명으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렐레족에 대한 현지 조사를 했다.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재직하였으며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등에서도 강의하였다. 그녀는 에밀 뒤르케임의 이론적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문화와 상징에 관한 개성 있고 통찰력 넘치는 글들을 발표하였다. 종교에 관련된 대표적인 저서로는 『순수와 위험』과 『자연 상징』이 꼽히며,『함축된 의미들』, 『상품의 세계』, 『제도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모험과 책임』 등의 저서가 있다. 종교 연구에 특별한 조예를 보여서 말년에는 유대교 문헌을 인류학적으로 분석한 글들을 출판하기도 했다.

역자 : 방원일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초기 개신교 선교사의 한국 종교 이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와 한신대학교에서 한국 기독교, 세계종교, 원시종교, 종교와 영화 등을 강의하고 있다. 논문으로 「한국 크리스마스 전사 前史, 1884~1945」, 「페티시즘: 개념의 역사와 선교지 한국에서의 의미」, 「원시종교 이론에 나타난 인간과 동물의 관계」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자리 잡기』, 『진짜 예수는 일어나 주시겠습니까』(공역)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