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인간, 상징적 인간

종교적인 상징이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종교적인 상징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의 성향과 모습을 조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복잡한 문화 현상들 뒤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종교상징들의 의미를 읽어내며 현대인은 여전히 상징을 사용하는 종교적 인간임을 보여준다.

 

차례

서문_인문학의 한 분야인 종교학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기

감사의 말

1장 서론: 상징을 사용하는 종교적 인간에 대하여
1. 영화 <밀양>을 중심으로 미리 살펴보는 이 책의 내용과 방향
2. 문화 콘텐츠에서 종교적인 상징의 의미를 찾아내기

2장 인간은 종교적 인간이다
1. 종교 개념 이해하기
2. 인간은 종교성을 가진 종교적 인간이다
3.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종교적이다
4. 종교적 인간이 경험하는 “성스러움”에 대하여
5. 엘리아데의 성현 이론

3장 종교적 인간은 상징을 사용하는 인간이다
1. 상징 개념 이해하기
2. 종교 상징의 기본 특징
3. 엘리아데의 비교종교학적 종교 상징 이론
4. 종교적 인간이 살아가는 상징의 세계

4장 종교 상징의 관점에서 보는 신화와 의례
1. 신화와 종교 상징
2. 의례와 종교 상징

5장 공간과 시간의 종교 상징
1. 공간적이면서 시간적인 우주
2. 종교적 인간은 공간을 구별한다
3. 종교경험과 성스러운 공간의 속성
4. 일상적 공간과 이상향: 성지순례와 여행
5. 시간의 흐름을 극복하는 종교적 인간
6. 종교적 인간의 성스러운 시간
7. 태초의 시간과 종말의 시간

6장 상징적인 깨끗함과 더러움
1. 우주 내 영역 구별하기
2. 우주 내 영역의 구별: 삶의 영역과 죽음의 영역, 신의 영역과 인간의 영역
3. 정화 의례

7장 자연을 통해 나타나는 종교 상징적 의미
1. 하늘, 태양, 상승
2. 달과 물―풍요, 죽음, 재생
3. 땅과 돌―어머니의 몸과 뼈
4. 동물과 식물의 종교 상징
5. 남성성과 여성성의 종교 상징적 의미

8장 결론: 한계상황에 맞서는 종교적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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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간은 종교성을 가진 종교적 인간이다

수많은 현대의 인간은 의식적으로 비종교적이고 비신화적인 방식으로 스스로를 정의하고 그렇게 삶을 살아간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자신은 철저히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자신이 허구라고 생각하는 신 혹은 신적인 존재를 다른 사람들이 믿고 그 대상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우주를 이해한다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며 혐오하기까지 하고, 어떤 이들은 과학적인 계몽을 통해서 종교라는 어리석은 속임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현대인들도 어려운 일이 닥치면 종종 그 일이 자신에게 “계시하는” 의미를 생각하고, 중요한 시험이나 뜻하지 않은 사고 등 큰일을 맞닥뜨리면 자신도 모르게 어떤 초월적 존재에게 기도하곤 하며,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불가능한 일을 해내는 영웅을 동경한다. 이는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종교학자 엘리아데의 말대로, 대부분의 현대인이 여전히 많든 적든 어느 정도 종교적인 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또한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종교적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신의 삶의 요소들이 시간에 따라 변하고 소멸되며 장소의 한계에 갇혀 있음을 자각하며 살아가야 하는 한, 인간은 종교적이다. 가변적이고 제한적인 자신과는 다른 초월적이고 완전한 존재와 접촉하거나 그를 모방하기를 갈망하고, 불완전한 감각적 경험을 통해 실재의 의미를 파악할 것을 추구하며, 때로는 자기 스스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존재가 되려고 시도하는 모든 자세가 인간의 종교적 지향성이다. 따라서 우리 자신을 이해하려면 우리의 종교적인 면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컨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사용하는 상징적인 표현들, 무의식, 꿈, 환상, 향수鄕愁 등과 같은 삶의 개인적인 영역은 물론, 영화, 소설, 시, 드라마 등 현대 대중 예술의 여러 분야, 그리고 민족주의, 외국인 혐오, 정치적·경제적 이데올로기, 여전히 왕성한 종교 근본주의, 폭력과 전쟁, 세계화 과정에서 수반되는 설득과 반발의 수사법 등 전 세계적 문제들까지, 종교적인 요소를 무시하고는 이 모두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이 바라보는 하늘이 아닌, 하늘을 바라보는 인간에 대한 탐구

이 책은 이렇듯 인간의 종교적인 행위, 성스러움을 향한 인간의 지향성과 관련되는 모든 상징을 의미하는 종교 상징이 인간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종교 상징을 유형화하고 이를 자세히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종교 상징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의 성향과 모습을 조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종교학은 신, 초월적 존재, 초자연적인 현상, 혹은 절대적인 진리가 진짜인지 아닌지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남루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이를 넘어서려는 인간의 꿈, 혹은 궁극적인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의 갈망을 단순한 거짓과 속임수로 치부하지 않고 객관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삼으며, 인문학의 제 분야가 그렇듯 궁극적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인류의 보편적인 정신적 유물로서 동서양의 고전은 물론 현대 문화를 읽어내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종교 상징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학문적 영역에서만 다루어져왔고 폭넓은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한 문화 현상들 뒤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종교 상징들의 의미를 읽어내고, 현대 문화와 종교 상징의 세계를 접목함으로써 인간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이 책의 시도는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소설이나 영화의 장면들을 직접 인용하거나 보여주면서 종교 상징이 인간과 동떨어져 있는 신의 영역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인간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결정체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김훈의 『칼의 노래』에서 “무의미”, “무내용”, “헛것”과 싸우면서 자신의 삶과 죽음에서 ‘의미’를 확보하려고 노력한 이순신을 통해 절망과 한계 너머를 지향하는 종교적 인간을 읽어내고,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속된 인간의 공간과 구별된 성스러운 공간의 상징을 짚어내며,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통해 현대인들도 여전히 광대한 자연을 통해 자신을 초월한 어떤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이 외에도 2008년 K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차마고도>나, <포도의 성모자>, <비너스의 탄생>, <심우도> 등의 그림, <밀양>, <본 아이덴티티>, <슈퍼맨 리턴즈>, <나니아 연대기> 등의 영화,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황석영의 『바리데기』, 코엘료의 『연금술사』와 같은 문학작품을 동원함으로써 우리가 자주 접하는 문화 콘텐츠에서 ‘상징을 사용하는 종교적 인간’의 사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종교를 보는 객관적인 태도를 함양하고, 역사와 문화, 더 나아가 인류의 사유 방식과 태도에 대한 창조적인 이해의 바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문화 현상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창조적인 능력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

이 책의 중심 주제 혹은 관심사는 다음의 넷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의미와 존재를 갈망하는 인간의 종교적 성향’이고, 둘째는 ‘철저히 인간에게 초점을 한정하는 종교학적 관점’이며, 셋째는 ‘상징이 전달하는 의미와 그 변용’, 마지막으로 ‘상징적 의미의 설득력’이다. 이 책은 이 네 논점을 종교학적 관점을 적용하는 틀로 삼아 ‘상징을 사용하는 종교적 인간’의 세계를 해명해나간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먼저 종교와 상징에 이론적으로 접근한다. 1장에서는 영화 <밀양>을 중심으로 책의 내용과 방향을 미리 살펴보고, 우리가 접하는 문화에서 종교와 연관된 상징적 의미를 찾아본다. 2장에서는 뒤르케임, 막스 뮐러, 프로이트, 조나단 스미스 등 여러 학자가 제시한 종교, 성스러움, 그리고 성스러움을 지향하는 인간의 종교성에 대한 기본 이론을 중심으로 호모 렐리기오수스(종교적 인간), 호모 심볼리쿠스(상징적 인간)를 풀어나간다. 3장에서는 상징의 개념과 특성을 살피고, 다른 상징들과 구별되는 종교 상징의 속성에 주목한다. 4장에서는 신화와 의례를 조명한다. 신화와 의례는 종교 상징을 가장 체계적으로 반복하며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점, 종교 상징은 의례로 극화되거나 신화로 이야기되어 의미를 전달한다는 점, 신화와 의례를 통해 종교 상징의 힘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한다. 5장은 종교적 인간이 상징적으로 이해하는 공간과 시간, 즉 ‘우주’를 주제로 한다. 공간과 시간을 여러 영역으로 구별하고 그 구별된 영역 사이에 질서를 수립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다양한 과정과 그 뒤에 자리하는 인간의 갈망을 조명한다. 6장에서는 정결과 부정의 문제를 5장에서 다룬 우주론과 관련시켜서 설명한다. 7장에서는 하늘, 태양, 달, 물, 땅, 돌, 동물, 식물 등이 종교적 인간에게 어떻게 이해되며 어떤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지 간략히 살펴본다. 각 상징이 가진 개별적인 의미를 정리하기보다는 종교적 인간이 상징을 통해 성스러움을 나타내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결론인 8장에서는 인간의 한계와 그 극복을 나타내는 상징을 통하여 앞부분에서 주장한 내용들을 점검하고, 종교적 인간이 가변적이고 불완전한 범속한 세상 속에서 살면서도 불변적이고 항구적이며 유의미한 성스러움을 경험하고자 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한계 너머를 꿈꾸는 인간의 고유한 속성인 종교성

인간에게는 오래전부터 시공의 한계를 초월하는 샤먼이나 신선에 대한 신화가 있었고, 빛보다 빨리 움직여 시간을 되돌리며 순식간에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시공을 초월하는 초능력자에 대한 이야기가 <슈퍼맨>이나 <점퍼> 등의 영화를 통해서 현대에도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고통과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은 수많은 신화 속에서 불사의 존재인 신들을 꿈꾸며, 돌이나 물 등에 영원한 생명이라는 상징적 힘을 부여해 절망을 이겨냈다. 인간의 한계, 한계 극복의 갈망, 그리고 이것들에 관한 상징적 표현은 종교적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종교 상징은 성스러움을 가리키고 대신하는 상징물들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성스러움과 관련된 모든 상징을 의미하기도 한다. 범속함의 한계를 넘으려는 인간의 노력에 대한 상징도 종교 상징의 중요한 주제이다. 이 책은 종교적 인간이 가변적이고 불안정하며 불완전한, 그래서 무의미하고 덧없는 범속한 세상 속에서 살면서도, 불변적이고 항구적이며 초월적이고 유의미한 성스러움을 경험하려 한다는 것을 보인다. 범속함에서 선별된 기표가 초월적인 성스러움을 가리키고 대신하는 것인 성스러움의 상징은, 한계가 분명한 이 세상 속에 무한한 성스러움이 공존하도록 한다. 종교적 인간은 상징을 이용하여 자신의 한계 너머의 어딘가를 바라보고, 또 그것을 자신의 한계 속으로 끌고 들어온다. 종교적 인간이 한계를 자각하고 그 너머를 갈망하는 모습은 신화 속에 드러나며 의례로 극화된다. 수많은 상징은 한계 너머를 가리키며 그것을 현실 속에 실현한다. 한계를 넘어선 영웅은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상징한다. 영웅들이 불가능을 사랑하고 늘 불가능에 도전하는 존재라면, 인간들은 그 영웅들을 지향하는 존재일 것이다.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면서도 한계에 맞서는 사람들이 지향하는 영웅은, 한계를 넘는 것에 대한 인간의 오랜 갈망과 희망, 즉 인간만의 고유한 속성인 종교성을 상징한다는 것을 이 책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유요한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러큐즈syracuse대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비교종교학 및 종교학 이론 관련 전공 교과목들과 핵심 교양 과목인 “종교 상징의 세계”를 가르치고 있다.

 

  • 부제 : 우리는 여전히 상징을 사용하는 종교적 인간이다
    저자 : 유요한

  • 판형 : 153*225mm
    장정 : 무선
    면수 : 292쪽
    발행일 : 2009년 6월 15일
    가격 : 15,000원
    ISBN : 9788961471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