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근본 물음

하이데거가 1937년에서 1938년으로 넘어가는 겨울 학기에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매주 한 시간씩 14주에 걸쳐 행한 강의를 담고 있다. 여기서 하이데거는 철학이 근본적으로 묻는 것, 즉 본질로서의 참됨(진리)에 대해 끈질기게 물어나간다.

이 책의 본론의 제목은 “참됨에 대한 물음의 원론”이다. 참됨에 대한 전통 규정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으로부터 유래한다. 그 유래로 되돌아가는 것은 역사적 숙고로, 하이데거는 미래의 것에 대한 역사적 숙고와 과거의 것에 대한 역사기록학적 관찰을 원론적으로 구분한다. 참된 것의 본질인 맞음에 대한 물음은 본질의 참됨에 대한 물음으로, 즉 본질의 본질성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규정에 대한 물음으로 변화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참됨의 본질을 명제의 맞음으로 규정했을 때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은 존재자의 숨김없음(알레테이아)이었다. 그리스인들처럼 생각하면 본질 파악의 “참됨”은 존재자의 무엇임의 숨김없음이고, 존재자의 숨김없음은 존재자의 보임이고 이것은 플라톤이 말하는 이데아이다. 존재자를 그 자체로 파악하는 것은 숨기지 않는 것(숨김으로부터 끄집어내는 것)이어야 한다.

차례

서론 | 철학의 본질 그리고 참됨에 대한 물음[1주차 강의 시작]

제1장 철학의 본질에 대한 예고

1절 미래의 철학 그리고 존재와 관계하는 근본 기운으로서의 경포
2절 철학이란 직접적으로는 무용한 앎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자의 본질에 대한 지배적인 앎입니다
3절 존재의 참됨에 대한 물음은 지배적인 앎입니다

제2장 참됨에 대한 물음은 근본 물음입니다

4절 “논리학”에서 “문제”시하는 참됨(명제의 맞음)은 참됨의 본질에 대한 전망을 막습니다
5절 양 철학과 역사적으로 대결하는 것은 철학의 근본 물음으로부터 참됨에 대해 논의하는 것의 일환입니다. 근원적으로 물어야 할 강요성과 필요성
반복[복습, 2주차 강의 시작] 1) 참됨에 대한 물음은 물음이 전혀 없는 시대의 철학에 가장 필요한 것입니다
2) 참됨에 대한 기존의 규정(명제의 맞음으로서의 참됨)에서 의문스러운 것이 참됨에 대해 묻도록 강요합니다
6절 전통에 따르면 참됨은 맞음으로 규정됩니다
7절 관념론과 실재론의 투쟁은 표상의 맞음을 참됨으로 규정하는 공통의 토대 위에서 벌어집니다
8절 네 겹이면서도 통일되어 있는 드러남의 작용 공간. 참됨을 맞음으로 보는 전통적 규정에서 의문스러운 것에 대한 첫 언급
9절 참됨에 대한 규정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규정. 참됨에 대한 근본 물음
a) 인간의 본질 규정과 관련된 참됨의 본질 규정
b) 모든 맞음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에 대한 물음은 참됨에 대한 근본 물음입니다
반복[3주차 강의 시작] 1) 철학의 영역에서 물음과 답의 관계
2) 참됨이 표상의 맞음이라는 규정은 널리 퍼진 규정입니다. 표상이 맞을 수 있게 하는 근거인 네 겹의 통일된 드러남은 의문스러운 것입니다
c) 참됨에 대한 물음은 우리의 이제까지의 역사에서 가장 불확실한 것이고 이제부터의 역사에서는 가장 의문스러운 것입니다

본론 | 참됨에 대한 물음의 원론

제1장 참됨의 본질에 대한 근본 물음은 역사적으로 숙고하는 것입니다
10절 참됨에 대한 물음의 이의성. 참된 것을 찾는 것 그리고 참된 것의 본질에 대해 숙고하는 것
11절 참됨에 대한 물음은 참된 것의 본질에 대한 물음이지, 참된 것의 보편적 개념에 대한 물음이 아닙니다
12절 참됨에 대한 친숙한 규정이 정당한지에 대한 물음은 맞음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로 되돌아가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13절 참됨에 대한 전승된 규정을 그 기원으로 되돌림으로써 근거 짓기
a) 과거에 대한 역사기록학적 관찰
b) 모든 역사적 일어남의 시작인 미래에 대한 역사적 숙고
반복[4주차 강의 시작] 1) 참됨에 대한 물음의 이의성. 본질이란 똑같이 적용되는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가장 본질적인 것입니다
2) 참됨에 대한 전통 규정의 의문스러운 자명성. 그 규정의 정당성에 대한 물음
3) 참됨에 대한 널리 퍼진 규정의 유래를 역사적으로 숙고하면서 그 규정을 근거 짓는 것에 관하여. 역사기록학적 관찰과 역사적 숙고 간의 차이
c) 시작의 법칙을 경험하면서 시작을 얻기. 역사적인 것은 미래의 것으로부터 있었던 것 속으로 뻗어나가는 것이고 있었던 것으로부터 미래의 것 속으로 뻗어나가는 것입니다
14절 명제의 참됨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역사적 숙고입니다
15절 아리스토텔레스가 명제의 맞음인 참됨의 본질을 근거 지은 것에 대한 물음
16절 참된 것의 본질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본질의 참됨(본질성)에 대한 물음으로의 전향. 본질의 본질성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규정에 대한 물음
반복[5주차 강의 시작] 1) 역사기록학적 관찰과 역사적 숙고 간의 구분과 관련된 세 가지 오해를 피하기. 학문과 역사적 숙고
2) 참된 것의 본질에 대해 묻는 것으로부터 본질의 참됨(본질성)에 대해 묻는 것으로 가는 길

제2장 본질의 참됨(본질성)에 대한 물음
17절 본질의 본질성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규정에 대한 역사적 숙고
a) 아리스토텔레스가 본질의 본질성에 부여한 네 가지 특징
b) 본질은 존재자의 무엇임입니다. 무엇임은 이데아입니다. 이데아는 지속적으로 현존하는 것, 미리 보인 것, 모습(에이도스)을 뜻합니다
반복[6주차 강의 시작] 1)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본질의 본질성의 네 가지 특징. 플라톤에서 무엇임은 미리 보인 것이고 이데아이고 모습입니다
2) 미리 보인 본질을 이해하는 것에 대하여
18절 그리스인들은 존재를 변함없는 현존으로 이해하는 지평 속에서 본질(무엇임)을 규정합니다
a) 본질(무엇임)을 존재자의 존재성(우시아)으로 규정하는 것. 존재를 변함없는 현존으로 이해하는 것은 존재성(우시아)을 이데아로 해석하기 위한 근거입니다
b) 이데아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이해를 확보하기
19절 아리스토텔레스는 참된 것의 본질을 명제의 맞음으로 규정하면서 그 규정을 근거 짓지 않았습니다. 근거 짓는 것의 의의에 대한 물음
반복[7주차 강의 시작] 1) 존재자의 존재를 변함없는 현존성으로 파악하는 것은 본질(이데아)을 무엇임으로 규정하기 위한 근거입니다
2) 본질을 전제하는 것과 참된 것의 본질을 명제의 맞음으로 특징짓는 것이 근거 지어지지 않았습니다. 근거 짓는 것의 의의

제3장 근거를 근거 세우는 것은 본질에 대한 파악을 근거 짓는 것입니다
20절 맞음으로서의 참됨에 관한 본질 명제를 사실 명제로 되돌아가서 근거 짓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21절 파악은 본질을 산출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언급
22절 본질 정립의 근거를 찾는 것. 본질 지식의 친숙성과 본질 인식(본질 파악)의 수수께끼. 본질 인식을 근거 짓는 것
23절 본질을 미리 보이게 가져오는 것(본질 파악)은 본질을 은폐된 상태로부터 빛 가까이로 산출하는 것입니다. 본질을 가져와-보는 것
24절 본질을 가져와-보는 것은 근거를 근거 세우는 것입니다. 휘포테시스는 휘포케이메논의 테시스입니다
반복[8주차 강의 시작] 1) 강의의 전체 절차에 대한 새로워진 숙고. 참됨의 본질의 역사와 역사적으로 일어나는 관계를 맺어야 하는 필요성
2) 명제의 맞음인 참됨으로부터 가져와-보는 것과 근거-놓는 것으로서의 본질 정립까지 이제껏 행한 일련의 걸음들
25절 존재자의 무엇임이 숨김없음은 본질 파악에 속하는 참됨이 숨김없음입니다. 숨김없음(알레테이아)에 명제의 맞음이 근거합니다
26절 존재자의 숨김없음과 드러남. 그리스인들이 경험한 참됨의 더 근원적 본질인 존재자의 숨김없음이 매몰되는 과정
반복[9주차 강의 시작] 1) 존재자의 숨김없음을 가져와-보는 것은 맞음으로서의 참됨의 본질을 위한 근거입니다
2) 그리스인들이 말하는 알레테이아는 드러남입니다. 숨김없음으로부터 맞음으로 참됨 개념의 변화

제4장 참됨의 역사의 시작으로부터 참됨의 본질에 대해 물어야 하는 필요성
27절 참됨에 대한 비판적 물음의 방향을 참됨의 역사의 시작으로 바꾸는 것은 미래를 향해 앞으로 도약하는 것입니다. 알레테이아는 그리스인들에 의해 경험되었지만 물어지지는 않았습니다
28절 맞음으로서의 참됨이 맞음의 근거를 지배하는 것은 그 근거까지 파헤치는 것의 부재로 인한 본질적 결과입니다. 드러남에 대해 묻는 것은 알레테이아 자체에 대해 묻는 것입니다
29절 그리스인들은 존재자 그 자체의 근본 특징을 숨김없음으로 경험했습니다. 알레테이아 그 자체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습니다
반복[1주차 강의 시작] 1) 참된 것의 본질에 대해 물어야 하는 필요성의 근거
2) 알레테이아는 그리스인들에게 시작의 것이고 물음의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30절 그리스인들이 그들에게 부과된 사명 속에서 충실했던 것이 알레테이아에 대해 그들이 묻지 않은 근거입니다. 역사적으로 일어나지 않은 것은 시작 속에 그리고 시작에 의해 유보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31절 첫 번째 시작의 끝과 다른 시작에 대한 준비
a) 우리는 시작의 끝에 서 있습니다. 첫 번째 시작에 대한 숙고 요구는 다른 시작에 대한 준비입니다
b) 횔덜린과 니체를 통해 끝을 경험하고 서양 역사의 시작에 대해 숙고하기
32절 그리스인들에게 부과된 사명은 사유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 사유는 존재자 그 자체에 대해 묻는 것이자 존재자의 근본 특징(알레테이아, 피시스)인 숨김없음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반복[11주차 강의 시작] 1) 그리스인들이 숨김없음에 대해 묻지 않은 것 그리고 그들의 과제의 필요성
2) 니체와 횔덜린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끝과 이행입니다
3) 그리스인들의 과제는 첫 번째 시작을 참는 것이었습니다
33절 사유의 시작.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규정
a) 존재자를 그 존재성에서 참으며 인정하는 것 그리고 존재자를 그 자체로 지각하는 인간의 본질을 규정하는 것(누스와 로고스)
b) 인간의 본질을 존재자를 지각하는 사람으로 시작에 규정한 것으로부터 인간의 본질을 이성적 생물로 규정한 것으로의 변화
34절 우리가 첫 번째 시작을 더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숨김없음 자체에 대해 묻게 하는 필요와 필요성
반복[12주차 강의 시작] 1) 물음의 엄밀성과 내적인 질서는 체계의 체계성과 다릅니다
2) 첫 번째 시작의 필요성에 대한 역사적 숙고. 참됨에 대해 고유하게 물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한 기준의 확보
3) 인간을 이성적 생물로 규정하는 것은 첫 번째 시작을 참을 수 없는 것으로부터 근원합니다

제5장 첫 번째 시작의 필요와 필요성. 다르게 묻고 시작하는 것의 필요와 필요성
35절 출구도 입구도 알지 못하는 필요는 존재의 방식입니다. 사이의 공간이라는 미답의 시공간
36절 시작의 사유의 위기. 위기는 경-탄(타우마체인)이라는 근본 기운 속에서 인간을 기운 조절하면서 강요합니다
37절 감탄이라는 친숙한 개념은 타우마체인이라는 근본 기운에 대해 숙고하기 위한 실마리입니다
a) 놀람과 놀라움
반복[13주차 강의 시작] 1) 위기에서 부정적인 것은 출구와 입구에 대한 앎입니다. 여기 밖으로 나오는 출구와 거기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이 결정되지 않은 드러난 사이의 공간입니다
2) 위기가 강요하는 것은 기운 조절하는 것이고, 인간의 본질을 근거 세우는 시작 속으로 인간을 옮겨놓는 것입니다
3) 타우마체인은 시작의 서양 사유의 근본 기운입니다
b) 감동적으로 놀람
c) 감탄과 찬탄
38절 경-탄의 본질은 시작의 사유의 필요성을 강요하는 근본 기운입니다
a) 경-탄에서는 가장 낯익은 것 자체가 가장 낯선 것이 됩니다
b) 경-탄에게는 일단 어떻게든 존재하는 모든 것 속에서 모든 것의 최고로 낯익은 것이 가장 낯선 것이 됩니다
c) 극단적인 곳으로 들어가는 경-탄은 가장 낯익은 것의 낯선 것으로부터 나오는 출구를 알지 못합니다
d) 경-탄은 가장 낯익은 것의 낯선 상태 속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알지 못합니다
e) 낯선 상태와 낯익은 것 사이의 공간에서의 경-탄
f) 가장 낯익은 것이 가장 낯선 것으로 이행할 때 가장 낯익은 것의 낯익은 상태의 분출. 경-탄의 독특한 대상은 존재자로서의 존재자입니다
g) 경-탄은 인간을 존재자를 존재자로 지각하는 것 속으로, 즉 숨김없음을 참는 것 속으로 옮겨놓습니다
h) 경-탄의 근본 기운도 가장 낯선 것에 속합니다
i) 경-탄을 분석하는 것은 인간을 존재자 그 자체 속으로 옮겨놓는 것의 윤곽을 회고하며 그리는 것입니다
j) 존재자 그 자체에 대해 물을 수밖에 없는 물음을 행하면서 경-탄의 근본 기운을 주관하는 옮겨놓음을 참는 것
반복[14주차 강의 시작] 1) 경-탄이라는 근본 기운을 감탄의 유사한 종류들과 대립시켜 구별하기
2) 경-탄을 특징짓기 위한 일련의 걸음들은 시작의 물음의 필요성으로 가는 길입니다
k) 필요한 것을 행하는 것은 무제한적인 것을 창조적으로 견딘다는 의미에서 겪는 것입니다.
l) 테크네는 피시스에 대한 근본 태도입니다. 이런 근본 태도 속에서 경-탄의 대상(존재자의 존재성)을 보호하는 것이 전개되고 확정됩니다. 테크네는 주관하는 피시스를 숨김없음 속에서 유지합니다
m) 경-탄이라는 근본 기운 자체를 행할 때 그것을 흐트러뜨리는 위험. 테크네는 알레테이아를 호모이오시스로 변형시키기 위한 토대입니다. 근본 기운이 사라지고 근원적 필요와 필요성은 생기지 않습니다
39절 필요 부재의 위기. 맞음으로서의 참됨. 필요와 필요성이 없는 철학(참됨에 대한 물음)
40절 존재자가 존재에 의해 버려짐은 여전히 가려진 근본 기운의 가려진 근거입니다. 이런 근본 기운은 우리를 다르게 묻고 시작해야 하는 다른 필요성으로 강요합니다
41절 우리에게 보존된 필요성은 스스로를 은폐하는 틈인 드러남을 자신의 근거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이는 존재의 참됨의 불침번이라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묻는 것입니다

옮긴이의 말

책소개

철학이 근본적으로 묻는 것에 대한 끈질긴 물음
이 책은 하이데거가 1937년에서 1938년으로 넘어가는 겨울 학기에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매주 한 시간씩 14주에 걸쳐 행한 강의를 담고 있다. 여기서 하이데거는 철학이 근본적으로 묻는 것, 즉 본질로서의 참됨(진리)에 대해 끈질기게 물어나간다.
이 책의 서론에서 하이데거는 청중(독자)에게 철학의 본질을 암시하고, 그들을 철학의 근본 물음으로 인도한다. 미래의 철학의 묻는 태도와 어울리는 근본 기운은 존 Seyn(존재Sein의 옛말)와 관계하는 경포驚怖, 즉 놀라움과 두려움이다. 하이데거는 세계관이나 과학과 달리 철학은 직접적으로는 무용한 앎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배적인 앎이라고 규정하며 “논리학의 문제”, 즉 명제의 맞음을 뜻하는 참됨의 “문제”를 골라내고, 그 “문제”의 이면에 숨겨진 참됨의 본질에 대한 근본 물음을 부단히 물어나간다.

철학하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하이데거는 이렇게 묻는 것, 즉 철학의 영역에서의 물음과 답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비유해서 말하면 산을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평지에 가만히 서서 산에 관해서 떠드는 식으로 산을 ‘체험하는 것’을 통해서는 등산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곧바로 올라가기 시작함으로써만 우리는 등반과 등정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등산 중에 산의 정상이 시야에서 사라지지만 우리는 올라감으로써만 정상에 가까이, 더 가까이 가는 것입니다. 등산 중에는 뒤나 아래로 미끄러지는 일도 있습니다. 철학을 할 때는 심지어 추락하기까지 합니다. 진정으로 올라가는 사람만이 추락할 수 있습니다. 추락하는 사람들이 정상과 산 그리고 그 험준함을 가장 깊이 있게 경험하고 싶다면, 즉 정상에 겉핥기로 도달해서 곧바로 그 높음을 제거해 평지와 평범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들보다 더 깊이 있게 그리고 더 뛰어나게 경험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편리하게 계산하는 건전한 지성과 건전하다고는 하지만 오래전부터 이미 잘못 길들여져 오도된 ‘본능’의 도움으로는 철학 및 예술에 대해서도 그리고 존재자와의 어떤 창조적인 대결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판단하거나 평가할 수 없습니다. 이른바 ‘식자’의 공허한 명민함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모든 창조적인 대결의 독특한 매력은 행함으로써만, 즉 애써 올라감으로써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참됨의 본질에 대한 근본 물음
이 책의 본론의 제목은 “참됨에 대한 물음의 원론”이다. 참됨에 대한 전통 규정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으로부터 유래한다. 그 유래로 되돌아가는 것은 역사적 숙고로, 하이데거는 미래의 것에 대한 역사적 숙고와 과거의 것에 대한 역사기록학적 관찰을 원론적으로 구분한다. 참된 것의 본질인 맞음에 대한 물음은 본질의 참됨에 대한 물음으로, 즉 본질의 본질성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규정에 대한 물음으로 변화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참됨의 본질을 명제의 맞음으로 규정했을 때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은 존재자의 숨김없음(알레테이아)이었다. 그리스인들처럼 생각하면 본질 파악의 “참됨”은 존재자의 무엇임의 숨김없음이고, 존재자의 숨김없음은 존재자의 보임이고 이것은 플라톤이 말하는 이데아이다. 존재자를 그 자체로 파악하는 것은 숨기지 않는 것(숨김으로부터 끄집어내는 것)이어야 한다.
개별적인 것에 대한 인식은, 즉 사실에 대한 참된 표상은 본질 인식에 근거한다. 그렇다면 사실 인식의 참됨도, 다시 말해서 명제의 맞음도 나름대로 본질 인식의 참됨에 근거해야 한다. 맞음(호모이오시스)으로서의 참됨은 숨김없음(알레테이아)으로서의 참됨에 근거한다. 숨김없음은 존재자의 존재성(본질)이 바깥으로 나오면서 이미 시야 속에 있는 것이다. 참됨을 명제의 맞음으로 전제할 때 그 명제의 근거로 가져와 보이면서 받아들여진 것은 알레테이아로서의 참됨이다.
알레테이아, 즉 숨김없음은 존재자가 그 자체로 덮여 있거나 닫혀 있지 않다는 것을, 그러니까 드러나 있다는 것만을 뜻한다. 존재의 드러남은 맞음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로 입증된다. 따라서 그리스인들은 존재자의 숨김없음인 알레테이아를 참된 것의 본래적 본질로 받아들였다. 이미 그리스인들에게 참된 것은 숨김없는 것이었고, 참됨은 존재자의 숨김없음과 같은 것이었다(따라서 그들에게는 명제와 표상이 같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물음의 대상이 아닐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다만 알레테이아로 시선을 향하기만 하면 되었던 것이다.
존재자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사고방식과 근본 입장을 반영하는 그들의 언어 습관이 로마인들과 그 이후 서양인들의 것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알레테이아는 라틴어 베리타스(veritas)로, 독일어 참됨(Wahrheit)으로 번역되었다. 이런 번역을 통해 명제의 맞음을 참됨으로 파악하는 지금의 확고한 규정이 전해졌다. 동시에 그뿐만 아니라 알레테이아를 베리타스(혹은 독일어 참됨)로 번역한 것을 통해 알레테이아라는, 즉 숨김없음이라는 참됨의 근원적 본질과의 유사점이 모두 파괴되었다. 그 이후 참됨의 본질 규정에 따르면 알레테이아는 명제의 맞음과 같은 것을 뜻한다. 이렇게 번역됨으로써 이전에 그리스인들이 참됨에 대한 근원적 본질로 가져와-보며 경험했던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즉 매몰된 것이다.
우리가 역사적으로 서 있는 곳은 참됨의 역사의 첫 번째 시작의 끝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다른 시작을 준비하기 위해 첫 번째 시작을 역사적으로 숙고해야 한다. 그리고 하이데거는 존재의 참됨 앞에 서서 철학의 근본 물음을 끊임없이 물어간다.

이 책의 형식
본래 하이데거가 강의를 할 때는 장과 절을 구분하지 않았지만, 원서의 편집자인 프리드리히-빌헬름 폰 헤르만은 장과 절을 구분하고 각 부분의 내용을 요약해 장과 절의 제목을 달았다. 하이데거는 매주 강의를 시작할 때 전주의 강의를 요약한 후 본격적인 강의를 시작한다. 이 책에서는 이런 강의의 요약을 ‘반복’이라고 표기한다. 원서의 편집자가 장, 절을 구분하여 편집함으로써 같은 주의 강의가 장, 절로 나뉘어 있는 점을 감안해 이 책에서는 ‘반복’과 함께 새로운 주의 강의가 시작되는 부분에 역자 부연 괄호를 넣어 ‘[○주차 강의 시작]’이라고 표시하고 ‘반복’ 부분의 서체를 본문과 구분하였다. 장과 절의 구분을 넘어서 이 책을 읽는다면 하이데거의 사유와 물음의 연속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이데거의 강의를 직접 듣는 것과 같은 경험
실제로 이 책의 강의가 이루어진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하이데거의 철학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옮긴이는 전 세계가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들어가기 직전에 존재의 참됨(진리) 앞에 선 한 철학자가 수많은 학생을 상대로 ‘철학의 근본 물음’을 끊임없이 물어가는 강의 분위기를 살려 이 책을 번역하였다. 한국의 독자들은 온전하게 1937-1938년 겨울학기에 프라이부르크대학교의 강의용 건물의 5번 대형 강의실에서 하이데거의 강의를 직접 듣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마르틴 하이데거

독일 남부 슈바르츠발트의 작은 마을 메스키르히에서 태어나,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한 후, 마르부르크대학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쳤다. 하이데거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이성 일변도로 치닫던 서구의 전통 철학을 뒤흔든 20세기 사상계의 거장이며, 현대 철학 및 문학, 예술론, 언어학, 인간학, 생태학 등 정신문화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는 전통의 낡은 틀을 존재의 근원으로부터 다시 새롭게 풀어내어 우리들 각자의 삶의 세계를 근원적으로 열어 밝히고자 시도했고, 인간의 삶의 원초적 세계는 욕망과 지성에 의해 물든 소유의 세계가 아니라 존재의 무구한 세계라는 것을 현대인에게 일깨워주고자 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존재와 시간』, 『숲길』, 『휠덜린 시의 해명』, 『이정표』, 『동일성과 차이』, 『사유란 무엇인가?』, 『언어로의 도상에서』, 『니체 I·II』, 『초연한 내맡김』, 『사유의 경험으로부터』, 『사유의 사태로』 등이 있으며, 1973년부터 그의 강의록이 전집으로 간행되어 현재까지 약 100권이 출간되었다.

역자: 한충수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한 뒤 동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후 독일로 건너가 2015년에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하이데거의 철학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대학교와 란다우대학교에서 강의했고, 한국의 서울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가천대학교에 출강했으며, 현재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지식융합학부의 강의전담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6년 8월부터는 한국하이데거학회의 총무이사로 봉사하고 있다.
공저 Orte des Denkens / Places of Thinking[사유의 장소들](2015)과 Überwundene Metaphysik?[극복된 형이상학?](2015), 그리고 박사 논문 Erfahrung und Atmung bei Heidegger[하이데거의 철학에서 경험 개념과 숨 개념](2016)는 독일에서 출판되었다. 그 밖에도 「하이데거 철학에서 보이는 도가의 무용지용(無用之用) 사상」(2016), 「하이데거의 모방미학」(2016), 「하이데거의 경험 개념」(2016), 「하이데거의 작품과 유고의 관계」(2017) 등 여러 편의 논문을 썼다.

 

  • 부제 : "논리학"의 주요 "문제"
    저자 : 마르틴 하이데거
    역자 : 한충수

  • 판형 : 148*210mm
    장정 : 무선
    면수 : 287쪽
    발행일 : 2018년 2월 28일
    가격 : 18,000원
    ISBN : 9788961473200